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71억원 중 왜 환경사업엔 0.9%만 돌아갔나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71억원 사회적 가치 고용 환경 격차 해설 썸네일

보건복지부가 2026년 8월 12일 공개한 수치입니다.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10개 사업이 만든 71억 1,644만 원의 사회적 가치 가운데 고용·돌봄이 99.1%를 차지했고, 환경 개선은 0.9%에 그쳤습니다. 같은 예산 취지 아래 있었던 사업들인데 왜 이렇게 갈렸을까요. 
이 격차는 사업의 우열이 아니라 화폐환산이 쉬운 성과와 어려운 성과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고용은 임금이라는 명확한 기준값이 있지만, 환경은 그런 잣대가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격차가 정확히 얼마나 벌어졌는지, 왜 이런 구조가 생겼는지, 그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노력은 어떻게 가려졌는지, 그리고 이 격차가 앞으로 정책에 어떤 위험을 남기는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71억원 중 고용·돌봄과 환경, 정확히 얼마씩 나뉘었나?

보건복지부는 외부전문기관 리디자인엑스에 의뢰해, 2025년 진행된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사업 중 10개를 골라 국제 표준 IMP(Impact Management Project) 프레임워크로 성과를 측정했습니다. 측정은 2025년 10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한 달 반에 걸쳐 진행됐고, 55억 4,835만 원이 투입된 사업에서 71억 1,644만 원의 사회적 가치가 확인됐습니다. 투입 대비 128.3% 수준입니다.

이 성과를 영역별로 나누면 격차가 뚜렷해집니다. 고령자 고용을 통한 소득증진이 42억 2,719만 원(59.4%)으로 가장 컸고, 돌봄·교육 등 사회서비스 제공이 28억 2,389만 원(39.7%)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과 해안쓰레기 수거 등 환경 개선은 6,537만 원(0.9%)에 그쳤습니다. 고용과 돌봄을 합치면 전체의 99.1%, 환경은 100명 중 1명에도 못 미치는 몫만 인정받은 셈입니다.

성과 유형별 구성 |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10개 사업

성과 유형 금액 비중
고용 소득증진 42억 2,719만원 59.4%
사회서비스 제공 28억 2,389만원 39.7%
환경 개선 6,537만원 0.9%
합계 71억 1,644만원 100%

(출처: 보건복지부 '2025년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사업 사회성과 측정 요약', 2026년 8월 12일 발표)

이 격차는 왜 생겼나? 화폐환산이 쉬운 성과와 어려운 성과의 차이

격차의 1차 원인은 사업의 중요도가 아니라 측정 방식에 있습니다. IMP 프레임워크는 사업이 만든 결과를 고용, 사회서비스, 환경 세 영역으로 나눈 뒤, 각 영역의 성과를 공신력 있는 통계나 연구 자료를 기준값(프록시)으로 삼아 화폐가치로 환산합니다. 고용 성과는 임금 통계라는 명확한 잣대가 있어 환산이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반면 환경 개선은 온실가스 감축량이나 생태계 효과를 화폐가치로 바꿀 표준 프록시 자체가 아직 성기게 마련돼 있어, 같은 노력을 투입해도 숫자로는 작게 잡히기 쉽습니다.

이 구조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사업이 조부모 손자녀 돌봄사업입니다. 480명을 고용해 21억 1천만 원을 투입한 이 사업은 34억 1,576만 원의 사회성과를 내며 10개 사업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맞벌이 가정의 등·하원 시간대에 조부모 세대가 돌봄을 제공하면서, 고령자 본인의 소득증진과 아동 돌봄 공백 해소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 효과' 구조 덕분입니다. 28억 1,147만 원으로 2위를 기록한 LH 생활돌봄서비스도 마찬가지로 고용과 돌봄이 한 사업 안에서 함께 창출됐습니다. 두 사업의 공통점은 결과가 '고용된 인원 수'와 '임금'이라는 셀 수 있는 숫자로 곧장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뉴-KOEN 바다사랑지킴이나 커피박 새활용 사업처럼 참여 인원과 사업 규모 자체가 작은 환경 사업은, 노력의 총량과 무관하게 절대 금액이 작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즉 0.9%라는 숫자는 환경 사업의 가치가 실제로 작다는 뜻이 아니라, 현재의 측정 도구가 그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이 격차의 이면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이 격차를 숫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옮겨보면 어떤 모습일까요. 두 가지 가상의 상황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실제 인물이 아닌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먼저 조부모 손자녀 돌봄사업에 참여한 예순여덟 살 할머니를 떠올려 봅니다. 딸 부부가 맞벌이로 등·하원 시간을 맞추지 못해 곤란해하던 차에, 이 사업 공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매일 오전 등원, 오후 하원을 챙기며 4대보험이 적용되는 정식 근로자로 일했고, 그 성과는 본인의 소득증진과 손주 돌봄 공백 해소라는 두 항목으로 각각 화폐환산돼 통계에 잡혔습니다. 이 할머니의 노동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성과로 기록됐습니다.

이번에는 해안가에서 오래 쓰레기를 주워온 일흔두 살 어르신을 떠올려 봅시다. 매주 정해진 구간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리했지만, 이 활동이 만든 해양생태계 보호 효과를 화폐가치로 환산할 통계는 마땅치 않았습니다. 실제로 투입 대비 효율은 177%로 조부모 손자녀 돌봄사업 못지않게 높았지만, 절대 금액으로는 전체 성과의 0.9% 안에 묻혔습니다. 두 사람의 성실함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측정 결과에는 큰 차이가 생겼습니다.

이 대비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성과가 낮게 잡힌 사업일수록 그 사업이 덜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업이 만든 가치를 숫자로 옮길 도구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어야 합니다.

이 격차, 왜 정책적으로 위험한 신호일까?

정책 현장에서 성과지표를 도입할 때 자주 나오는 지적이 있습니다. 측정 가능한 것만 관리되고, 측정하기 어려운 것은 뒷전으로 밀린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조사 결과에도 같은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화폐환산이 쉬운 고용·돌봄형 사업일수록 성과 수치가 높게 나오는 구조가 계속되면, 향후 예산 배분에서도 계량화하기 쉬운 사업 위주로 힘이 쏠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효율성 지표를 함께 보면 이 위험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절대 금액 순위와 투입 대비 효율 순위를 나란히 놓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절대 성과금액과 투입 대비 효율, 순위가 엇갈리는 사업들

사업 절대 성과금액 순위 투입 대비 효율
조부모 손자녀 돌봄사업 1위(34억 1,576만원) 준수한 수준
시니어 손맛 지킴이(돌봄) 중위권 287.5%
뉴-KOEN 바다사랑지킴이(환경) 하위권(환경 전체 0.9%) 177%

표를 보면 역설이 보입니다. 절대 금액으로는 하위권인 환경 사업이, 투입 대비 효율로는 오히려 상위권 사업 못지않은 성과를 냅니다. 절대 금액만으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효율이 높은 사업이 예산 배분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지표를 도입하는 취지에는 공감하되, 지표 하나에 담기지 않는 가치까지 함께 고려하는 균형이 이번 조사가 남긴 과제로 보입니다.

정부는 이 격차를 어떻게 보완하려 하나?

보건복지부는 이번 성과측정을 근거로 우수 사업을 표준모델로 발전시켜 지역에 확산하고, 민간기업·공공기관과의 ESG 협력을 강화해 민간의 사회적 투자도 늘려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방침이 조부모 손자녀 돌봄이나 생활돌봄처럼 화폐환산이 쉬운 유형 위주로만 확산된다면, 환경·안전관리처럼 측정이 까다로운 분야는 계속 뒷전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표준모델 선정 기준에 절대 금액 외에 효율성 지표나 정성적 평가를 함께 반영하는지가, 이 격차를 실제로 좁힐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 차원에서 이번 조사가 갖는 의미도 짚어둘 만합니다. 이번에 측정된 10개 사업 자체는 이미 2025년에 종료됐고 개인이 직접 신청하는 구조도 아니었지만, 유사한 형태의 일자리는 전국 700여 개 수행기관을 통해 운영되는 일반 노인역량활용사업이나 노인공익활동사업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손자녀를 돌본 할머니처럼 고용·돌봄형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또는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주운 어르신처럼 환경 분야에 마음이 가 있다면, 두 유형 모두 여전히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이번 71억 원이라는 숫자는 성과의 크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측정 도구의 한계도 함께 드러낸 셈입니다. 두 가지를 함께 읽어야 이 발표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10개 사업은 71억 1,644만 원의 사회적 가치를 냈지만 그중 99.1%가 고용·돌봄에, 0.9%만 환경에 돌아갔습니다. 둘째, 이 격차는 사업의 중요도 차이가 아니라 임금처럼 화폐환산이 쉬운 기준값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비롯됩니다. 셋째, 이 구조가 그대로 예산 배분 기준이 되면 측정하기 어려운 가치일수록 계속 저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다뤄진 10개 사업은 이미 종료된 시범 성격의 조사인 만큼, 향후 유사 사업의 참여나 확산 계획을 확인하고 싶다면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보건복지부의 최신 공고를 별도로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요약 박스

2025년 진행된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 사업 중 10개 사업이 총 71억 1,644만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보건복지부가 2026년 8월 12일 발표했습니다. 투입 사업비 55억 4,835만 원 대비 128.3% 수준입니다. 측정은 외부전문기관 리디자인엑스가 국제 표준 IMP(Impact Management Project)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2025년 10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했습니다. 성과 유형별로는 고용 소득증진이 42억 2,719만 원(59.4%)으로 가장 컸고, 사회서비스 제공이 28억 2,389만 원(39.7%), 환경 개선이 6,537만 원(0.9%)을 차지했습니다. 이 사업으로 총 942명의 고령자가 새로 고용됐으며, 조부모 손자녀 돌봄사업(34억 1,576만원)과 LH 생활돌봄서비스(28억 1,147만원)가 성과 상위 1·2위를 기록했습니다.

FAQ

Q: 환경 분야 성과가 0.9%로 작다는 것은, 그 사업이 덜 중요하다는 뜻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뉴-KOEN 바다사랑지킴이(177%)나 커피박 새활용 사업처럼 투입 대비 효율이 높은 환경 사업도 있었습니다. 절대 금액이 작게 잡힌 것은 화폐환산 도구가 환경 가치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 사업 자체의 중요도가 낮아서가 아닙니다.

Q: 이 격차가 실제로 앞으로 예산 배분에 영향을 미치나요? 
A: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우수 사업을 표준모델로 확산하겠다고 밝힌 만큼, 성과가 높게 측정된 고용·돌봄형 사업 위주로 예산이 쏠릴 가능성은 정책 현장에서 함께 지켜봐야 할 지점입니다.

Q: 노인역량활용 선도모델의 71억 원은 실제로 지급된 돈인가요? 
A: 아닙니다. 이는 사업이 만들어낸 고용·돌봄·환경 효과를 국제 표준 방법론으로 화폐가치로 환산한 추정치입니다. 실제로 지급되거나 이동한 금액이 아니라, 사회에 미친 효과를 수치화한 지표로 이해해야 합니다.

Q: 이번에 측정된 10개 사업에 개인이 참여할 수 있나요? 
A: 이번 조사 대상 10개 사업은 이미 2025년에 종료된 사업입니다. 다만 유사한 노인역량활용사업은 전국 700여 개 수행기관을 통해 계속 운영되고 있어, 조건이 맞으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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